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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지사항
광주 국어교사 회원님들이 꼭 숙지하셔야 할 사항들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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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과제1을 본 소감과 한 편의 시
조회 25
회원이미지최시한
2011-04-24 18:39:23
       
  1. 여러분이 낸 과제1을 대강 훑어본 결과,
    (1) 제재의 초점(논제)가 너무 크거나, 둘 이상이거나, (여러 이유로)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기 어려운 과제들이 있었습니다. 단일하고 명료하며 작은 것, 또 자신이 다룰 수 있는 것이 좋습니다.
   (2) 제재에 대해 논의한 후 그 대안까지 제시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많은 이가 느끼고 있는 듯합니다. 문제 제기만 조리 있게 이루어져도 '한 편의 글은 완성'됩니다. 대안(해결책) 제시에 관심이 더 많은 경우에는 그것에 초점을 둔 제재를 설정해서 개요를 새로 짜는 게 좋을 듯합니다. 비평과 대안을 모두 다루면 좋지만, 모든 주장글이 꼭 그래야 하는 것도 아니고, 현단계에서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3) 개요를 그 앞에서 답한 것(주제, 찬/반 논거 등)과 별도로 얽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들을 잘 정리하여 짜면 됩니다. 여러분이 '쓸 글의 개요' 아닙니까?
 
   2. 여러분이 글을 완성하여 올릴 때는 항상 앞에 개요를 적어 놓으십시오. 그게 책으로 치면 목차 같은 것이고, 여러분이 쓸 글의 '뼈'에 해당하니까, 항상 그것에서 벗어나지 말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쓸 글의 기본 분량(1쪽)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3. '글 한 편 완성하기'는, 대학 공부를 한 사람, 게다가 국어교사라면 어려운 일이 아니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가 않아서, 여러분도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 줄 압니다.
   부디 힘을 내십시오. 이미 말씀드렸듯이, 훈련을 받으면 매우 나아집니다.
   제가 이번 학기에 하고 있는 강의 수강생들에게 격려삼아 보냈던 시를, 같은 마음으로 아래에 옮깁니다.
 
                        창작 계획을 다시 세울 때
                                     -- <스토리텔링의 이해> 수강생에게
 
                                                                                   최 시 한
 
   창작 계획을 다시 세울 때
   이전 계획이 진부함을 뼈 속 깊이 다시 느낄 때
   그러나 새로운 아이디어는 도무지 떠오르지 않을 때
 
   그대는 저 흔하디 흔한
   하지만 그렇게도 깊이 젖어들었던
   유행가들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유행가들은 왜 그렇게 연애만 노래할까
   그것도 파탄난 연애의 비애만을 되풀이할까
   그런데도 어째서 물리지 않고 그대는
   자꾸만 거기 빠졌던 것일까
 
   연애는 분명 매혹적이지만
   상상력이 단순하고 빈약했기 때문이다
   감정이 메말랐기 때문이다
   그대가 엄연히 느끼고 체험했던 삶의 벌판을 놓아둔 채
   남이 얻어온 먹이나 씹으며
   좁은 굴 속에서 뒹굴었던 까닭이다
 
   그러므로 그대는 이제
   모두 다시 생각해야 한다
   그대가 늘 살아온 저 벌판으로
   새로 나가야 한다
   유행가처럼 슬프지 않고 미련에 찌들지 않은 연애가 얼마나 많은가
   텔레비전 드라마처럼 뻔한 욕망에 사로잡히지도 않은 채
   그대와 그대의 이웃은 얼마나 저 벌판에서
   그 무엇과도 비슷하지 않게 떠돌고 있는가
 
   낯 선 것은 낯 설지 않다
   안전한 것이 더 위험하다
   낯 익은 것들의 틈새로 가라
   친근한 것이 낯설었던 혼돈의 순간으로
   도무지 잊을 수 없는 이상한 전율의 순간으로
 
   가라, 그대 온몸으로 부딪치며 가라
   창작 계획을 다시 세우기 위해
   그대의 삶을 붙잡기 위해
   끝내 자신과 맞서야 할 인간의 벌판으로
   그대가 온전히 그대 자신이 될 때까지
 
                                                 2011. 4. 17.
 
  
   
 
 회원이미지정영현  2011-04-25 11:43   답글    
와~~~~ 선생님, 시도 쓰시네요!!! 제 요즘 상황이 이러저러 해서인지 '온몸으로 부딪치며 가라'는 구절이 아프게 다가옵니다. 부딪침을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용기 갖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원이미지최귀연  2011-04-25 16:42   답글    
감동입니다. 선생님!!!
남이 얻어 온 먹이만 열심히 찾아다녔으니, 제가 이토록 좁을 수 밖에 없는거지요.
제가 온전히 제 자신이 될 때까지 안전한 것을 거부하고, 낯선 것들을 향해 온 몸 부딪치며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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